세금으로 따져본 결혼과 이혼

 

과다한 혼수를 받는 것도
증여세를 내야할까?

 

182년 만의 9월 윤달(양력 10월 24일~11월 21일) 때문에 청첩장을 받는 횟수가 2배 이상이었다. 몽테뉴는 결혼을 ‘경건하고 신성한 결합’이라고 말했지만 요즘은 ‘위험한 투기’라는 프랑스 속담도 무시할 수 없다. 거액의 예단비와 혼수비용을 치르며 결혼을 하고도 얼마 못 가 파경을 맞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거액의 혼수비용에 대해서도 증여세를 과세할 수 있을까?

 

혼수용품 등 비과세
증여세를 부과하지 않는 증여재산으로 증여세법에서 열거하는 것 중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1.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이재구호금품, 치료비, 피부양자의 생활비, 교육비 기타 이와 유사한 것으로 다음에 해당하는 것                                                                               
2.학자금 또는 장학금 기타 이와 유사한 금품                                                                   
3.기념품·축하금·부의금 기타 이와 유사한 금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                        
4.혼수용품으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

 

생활비와 교육비 그리고 혼수용품이 어디까지가 사회통념상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는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 생활비 또는 교육비는 필요할 때 마다 직접 지출하기 위하여 받는 재산이다. 하지만 생활비 등으로 받은 재산인 경우에도 이를 아껴서 예금을 하거나 주식, 부동산 등의 매입자금 등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증여세가 과세될 수 있다.주1)
현행 세법에서 ‘사회통념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 중에서 ‘혼수용품으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그래서 결혼 때에 오가는 예물, 예단, 혼수 등은 비과세 대상이다. 물론 친인척과 지인들이 내는 축의금도 비과세로 규정된 축하금에 해당하므로 비과세대상이다.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혼수용품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에 한하며 호화·사치용품은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호화롭고 사치스러운지에 대한 여부는 시대적 상황, 증여 당사자의 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아직까지도 구체적인 범위는 규정하지 못하고 있어, 실제 세무조사과정에서도 쟁점이 된다.

 

결혼선물로 아파트나 상가를 사주면 어떻게 될까?
하지만 결혼선물이 증여세가 비과세가 된다고 해서, 아파트 등 부동산을 결혼선물로 사주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소유권이 이전되는 부동산등의 자산을 결혼선물로 주는 경우에는 증여세과세대상이 된다. 실제 국세청은 부모가 마련해 준 자녀의 신혼집에 대해서 증여세조사를 하여 세금을 부과한 바 있다. 자녀명의의 신혼집을 비과세대상인 축의금으로 마련해주었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법원은 축의금은 혼주인 부모에게 귀속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므로 증여세 과세대상이 될 것이다. 고액의 전세보증금은 자금출처를 조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축의금 중에 신랑·신부와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직접 준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금액을 제외하면 축의금을 자금출처로 소명하기 어려워 증여세를 피하기는 쉽지 않다.  

 

위자료 vs 재산분할청구권
누구나 행복한 결혼을 꿈꾸며 결혼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종종 생기며 결국 파경을 맞기도 한다. 부모형제는법적으로 헤어지는 제도가 없지만 부부는 촌수가 없는 사이라 이혼이 있다. 부부는 같이 살면 가장 가깝지만 헤어지면 남남이기에 결국 재산다툼을 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위자료와 재산분할청구는 무엇이 다른 걸까? 
위자료는 이혼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가 정신적 고통을 당한 상대방에게 지급하는 금전적 손해배상금을 말한다. 재산분할청구권은 이혼 시에 배우자 중 일방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기여도만큼 재산을 나누자는 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에는 소송을 통해서 법원이 이를 정하게 된다. 이렇게 위자료와 재산분할청구는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문제도 달라지게 된다.

 

 

 

 

 

 

 

이혼 등에 따라 정신적 또는 재산상 손해배상의 대가로 받는 위자료는 조세포탈의 목적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를 증여로 보지 않는다.주2) 하지만 부동산 및 비상장주식 등 양도세 과세대상인 재산으로 위자료를 주는 경우에는 부동산으로 대물변제하는 경우로 보아서 양도에 해당하여 양도소득세가 과세된다.주3)
재산분할대상은 부부의 노력으로 형성된 재산에 대해서 가능한데, 부동산, 예금, 주식 등이 이에 해당되고 채무를 가지고 있다면 또한 공제가 가능하다. 재산분할의 경우는 재산형성에 기여한 자신의 몫을 나누는 것으로 보아 증여세, 양도소득세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단순히 이혼합의서에 의하여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에도 과세는 제외된다. 단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위장이혼을 하는 경우에는 세금을 추징당할 수 있다.
만일 사실혼 관계인 경우에도 민법상 혼인관계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대법원은 재산분할청구권이 인정된다고 본 판례가 있으므로 재산분할청구 금액에 대하여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이혼 후 재결합시 부동산을 원상회복한 경우
올해 초에 방영 된 드라마 tvN <응급남녀>, MBC <앙큼한 돌싱녀>는 이혼한 부부가 결국 다시 재결합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렇게 이혼 후에 재결합하는 경우에는 세금은 어떻게 될까?
이혼이 성립되고 재산분할과 위자료지급이 이루어진 후 부부가 다시 재결합한 후 재산분할과 위자료로 지급된 부동산등을 원래 명의로 원상회복하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을 당초의 소유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된다.주4)
애틀랜타 에모리대학의 경제학과 교수인 앤드루프랜시스와휴고미아론이 이혼한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결혼비용과 결혼지속기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비용을 적게 들인 사람들이 더 오래 결혼생활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수비용은 비과세로 보는 증여재산이지만 비과세라고 해서 많이 쓰고 준다고 해서 행복한 결혼생활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윤달이 지나고 결혼하는 많은 신랑·신부가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summary

인간이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세금이다. 현행 세법에서 ‘사회통념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 중에서 ‘혼수용품으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그래서 결혼 때에 오가는 예물, 예단, 혼수 등은 비과세 대상이된다. 물론 친인척과 지인들이 내는 축의금도 비과세로 규정된 축하금에 해당하므로 비과세 대상이다. 하지만 소유권이 이전되는 부동산 등의 자산을 결혼선물로 주는 경우에는 증여세 과세대상이 된다.
부부는 같이 살면 가장 가깝지만 헤어지면 남남이기에 결국 재산다툼을 하게 된다. 이 경우 위자료와 재산분할청구는 그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세금문제도 달라지게 된다. 이혼이 성립되고 재산분할과 위자료지급이 이루어진 후 부부가 다시 재결합한 후 재산분할과 위자료로 지급된 부동산등을 원래 명의로 원상회복하는 경우에는 그 부동산을 당초의 소유자에게 증여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가 과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