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작성해야 ‘효력’ 있다!

유언장 작성이 하나의 트렌드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유언이라고 해서 모두 효력을 받는 것은 아니다. 유언은 작성 방식에 따라 효력을 얻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요즘 부쩍 유언에 관한 상담이 늘고 있다. 과거에는 유언장 작성이 터부시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의 뜻대로 재산 분할을 하면서도 자녀의 분쟁을 방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유언장을 작성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은 유언의 효력에 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유언에 관한 흔한 오해 및 진실’에 관해 알아보자. 

 

Q1 장남이 유언장을 받으면 재산분쟁은 종결된다?
부모님을 설득하여 부모님의 전 재산을 장남에게 주는 내용의 유언장을 작성하였다면,장남은 그 재산을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유언은 언제나 철회의 자유가 있다. 따라서 유언자가 오늘 공증유언을 통하여 장남에게 재산을 준다는 유언을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마음이 바뀌어 내일 자필유언을 통하여 둘째에게 재산을 준다는 유언을 작성한다면, 내일자 유언이 유효하다. 이 경우 유언내용이 바뀐 것에 대하여 장남은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Q2 컴퓨터로 타자를 친 유언은 유효?
유언이란 ‘유언자의 사망에 의하여 일정한 법률효과를 발생시킬 것을 목적으로 일정한 방식에 따라 행하는 법률행위’이다. 유언장은 유언자의 생전에 작성하나, 유언의 효력은 유언자가 사망한 후에 비로소 발생한다. 민법이 허용하고 있는 유언의 방식으로는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이 있으며, 위에서 언급한 5가지 방식에 의하지 않은 유언은 법률상 효력이 없다. ‘컴퓨터로 타자를 친 유언’은 자필로 쓴 것도 아니고, 공증을 받은 것도 아니다. 따라서 법에서 정한 유언방법이 아니므로, 그 유언은 무효이다.

 

Q3 ‘재산분할을 금지’ 하는 유언이 가능할까?
유언사항은 법정되어 있다. 따라서 법으로 허용하는 사항 이외의 것을 유언장에 남긴다 하더라도 이는 유언으로서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음을 유의해야 한다.

상속재산의 분할금지에 관하여 민법 제1012조는 ‘피상속인은 유언으로 상속개시의 날로부터 5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기간 내의 그 분할을 금지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유언자는 5년 이내의 기간 동안 상속재산 분할을 금지할 것을 유언할 수 있다. 따라서 상속인이 미성년자이거나 배우자의 낭비벽이 심한 경우 등의 사유로 자신의 상속이 발생한 후 상속인들이 일정 기간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을지 염려된다면, 5년의 한도 내에서 재산분할을 금지하는 유언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지리산에 묻어 달라’는 것은 유언자의 희망사항이기는 하지만, 법으로 유언이 허용되는 사항은 아니므로 유언으로서의 효력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Q4 자필로 작성한 유언을 공증 받으면 공증유언?
유언 방법 중 대표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것 두 가지가 자필유언과 공증유언이다. 그러나 자필로 쓴 유언을 공증 받는다고 해서 공증유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자필유언의 작성주체는 유언자 본인이지만, 공증유언은 공증인이 작성하는 문서이므로 그 작성주체가 공증인이다. 따라서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을 공증 받는다고 공증유언이 되는 것은 아니다.

 

Q5 자필 유언 vs. 공증 유언 
자필유언과 공증유언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우선 자필유언의 장점은 비용이 들지 않고, 증인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간단한 자필유언의 경우, 5분 만에도 그 유언을 완성할 수 있다. 그러나 자필유언의 단점으로는 유언장의 분실, 위조, 변조의 위험이 있다. 이에 반해 공증유언의 장점은 유언장의 분실, 위조, 변조의 위험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증유언은 비용이 최대 300만원까지 들고, 증인이 2명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증인이 있다면 증인을 통하여 자신의 재산 상태나 유언의 내용이 유출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공증유언을 꺼리는 경우도 있다.

요약하면, 자필유언은 간편하기는 하나 추후 유언장의 진위에 관한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고, 공증유언은 다소 불편하기는 하나 유언장의 진위에 관한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본인의 의사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유언장을 작성하기를 원한다면 자필유언이 낫지만, 추후 자녀들의 상속분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유언장을 작성한다면 공증유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