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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저유가 상황에 따른 투자 대응방안 2015-01-07

2015년 국제 원유시장 향방은?
연초 저유가 상황에 따른 투자 대응방안


2014년 11월 말 이후 국제 원유시장은 치킨게임이 전개되며 가격경쟁에 돌입했다.

가격경쟁에 따른 저유가 상황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자극할 수 있으나, 원유수입국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유가급락에 따른 국내·선진국 주식시장의 조정은 저가매수로 대응이 필요하다.




치킨게임(겁쟁이 게임, Chicken Game)이란, 어느 한 쪽이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양쪽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극단적인 게임이론을 말한다. 이것은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자동차 게임의 이름에서 비롯됐다. 이 게임은 한밤 중에 도로의 양쪽에서 두 명의 경쟁자가 자신의 차를 몰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핸들을 꺾는 사람이 겁쟁이(Chicken)로 몰려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 받는다. 어느 한 쪽도 핸들을 꺾지 않을 경우 게임에서는 양쪽 모두 승자가 되지만, 결국 정면으로 충돌함으로써 양쪽 모두 자멸하게 된다. 이 용어는 1950년대 이후 미국과 소련 사이의 극심한 군비경쟁을 꼬집는 용어로 차용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치킨게임(Chicken Game)에 돌입한 국제 원유시장


2014년 12월부터 국제 원유가격이 신문지 상에서 많은 이슈가 되고 있다. 전세계 원유가격을 대변하는 WTI(미국 서부 텍사스 부근에서 생산되는 원유) 가격이 배럴당 60달러를 하회하면서 2014년 하반기 이후에만 -40% 넘게 하락한 상황이 전개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원유가격 급락의 도화선은 2014년 11월 27일에 개최된 OPEC 주1) 정례회의에서 원유가격 하락을 막기 위한 회원국 간의 생산량 감축합의가 무산되면서 시작되었다. OPEC 회의 전날 배럴당 73달러 수준이었던 WTI 가격은 회의 다음날 무려 -10% 수준의 급락세를 보이며 66달러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급락세는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탓에 투자심리 위축과 대량의 차익매물이 출회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실 국제 원유가격은 2014년 하반기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하반기 이후의 하락배경은 전세계 원유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더 많은 공급우위 현상 때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셰일오일주2) 을 앞세운 미국중심 비OPEC 국가의 가파른 생산량 증가와 더불어, 고질적인 국제원유 가격상승의 원인이었던 OPEC 회원국들의 공급차질이 점차 해소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4년 11월 말 OPEC 정례회의를 기점으로 글로벌 원유시장은 본격적인 치킨게임으로 돌입한 것으로 판단한다. OPEC 회원국 중 주요국가들(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이 원유 판매가격 급락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더 이상 OPEC 회원국이 각자의 생산량 감축을 통해 원유가격 하락을 방어하기보다는 에너지를 둘러싼 국가별 정치/경제학적인 경쟁과 상호견제(그림4 참조)를 통해 누가 더 겁쟁이(Chicken)인지 가려내기 위한 역학구도가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결국 저유가의 가격경쟁을 통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 강자 만이 향후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는 치킨게임 상황으로 접어든 것으로 판단한다.



치킨게임으로 인해 소비자는 이득을 보았던 과거 경험

최근 국제 원유시장에서 전개되고 있는 치킨게임의 다른 사례는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계의 치킨게임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메모리반도체 업종은 더욱 미세한 반도체Chip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대규모 양산투자를 먼저 하면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1장당 생산할 수 있는 Chip의 개수가 증가해 생산원가가 줄어들게 되는 특징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생산단가를 낮춘 선발업체가 동일한 Chip을 경쟁업체보다 싸게 공급할 경우, 아직 생산단가를 낮추지 못한 경쟁업체는 시장점유율이 급락하며 대규모 손실(그림5 참조)을 겪게 된다. 2007년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삼성전자 등 선발업체 주도의 기술혁신에 이은 가격경쟁으로 서로 시장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치킨게임 양상을 보인 바 있다.

그 결과 2007년 이후 메모리반도체 가격은 급락했고, 전세계적으로 많은 메모리반도체 업체의 파산이 지속되었다. 글로벌 업체 중 2009년에는 독일 키몬다가 파산을 했고, 2012년에는 일본 엘피다와 대만 프로모스, 파워칩 등이 연이어 파산하거나, 공장을 매각했다. 2013년 미국 마이크론이 일본 엘피다를 합병한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계는 국내기업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을 필두로 하는 3강 독과점 체제가 굳어지며 치킨게임이 종료되었다. 그러나 치킨게임이 벌어지는 동안 메모리반도체 가격급락으로 인해 손해를 본 당사자는 점유율이 하락하고 기술개발과 투자능력이 되지않아 파산한 기업들로, 소비자가 피해를 본 당사자는 아니었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오히려 소비자의 입장이었던 PC업체와 PC의 최종소비자들은 치킨게임 개시 이후 값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가격인하를 통해 값싼 PC에 대한 수요가 증가(그림6 참조)하는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된 바 있다.





국제 원유가격 하락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자극할 가능성

연말연초에 전개되고 있는 국제유가 급락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유가하락을 글로벌 경기회복의 둔화 징후로 해석하는 모습도 관찰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우려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 반영되며, 2013년 11월 27일 OPEC 정례회의 이후 12월 12일까지 미국의 대표 주가지수인 S&P 500 지수는 -3.4% 수준 하락했고, 국내의 대표 주가지수인 KOSPI 지수 또한 같은 기간 -3.0%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도 관찰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미국국채 10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0.17%까지 하락하며 미국국채의 가격 상승이 나타났고,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처럼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된 통화 또한 12월 들어 통화가치가 꾸준히 상승한 바 있다.
한편 국제원유 가격은 치킨게임 돌입에 따른 가격인하 경쟁에 의해 단기적으로 하락압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연초 글로벌 금융시장은 유가급락 지속에 따라 평소보다 높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치킨게임 하에서 주요 산유국들은 경쟁 수출국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공격적인 판매가격 인하를 시도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기대했던 OPEC 주도의 의무적인 감산이 무산된 가운데, 향후 국제유가의 안정국면은 결국 가격인하 경쟁을 버텨내지 못하는 수출국 주도의 자발적인 생산량 감축이 발생한 이후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상황은 중장기적으로 원유수입국(소비자)에게 긍정적 영향

현재의 저유가 상황은 단기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업종의 사례에서 관찰할 수 있듯이 소비자인 원유수입국에게는 1~2분기 정도의 시차를 두고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우선 저유가는 세계 최대경제이자 원유수입국인 미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미국 연방제도준비위원회의 주요인사들이 발언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국제유가 하락이 미국경제에 커다란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표1 참조)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원유수입국이자 경기부양 정책을 지속하고 있는 유로존 입장에서도 저유가 상황은 경기부양책을 추가로 실시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 줄 것으로 전망한다. 근래 물가가 상승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유로존의 입장에서는 최근의 저유가 상황은 물가하락 압력을 더욱 높여 경기부양 필요성이 더욱 높아진 상황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반대로 자국통화 약세정책으로 인해 확대되고 있던 에너지 수입부담이 최근의 국제유가 하락으로 부담이 상쇄되고 있는 점에서 향후 유로존 경기부양에 대한 정책적인 여유가 확대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저유가 상황은 국내경제에도 시차를 두고 제조업과 소비 부문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달러 대비 원화가치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추세와 더불어 국제유가 하락이 맞물리면서 수출교역 조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는 결국 시차를 두고 원화가치 하락의 영향은 올해 1분기 이후,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은 올해 2분기 이후 국내 제조업과 소비 부문에 긍정적인 영향일 것으로 전망한다.





















<summary>

최근 글로벌 저유가 상황은 원유수입국의 실물경기에 1~2분기의 시차를 두고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시장은 오히려 저유가 상황을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해석하여 연초 글로벌 주식시장은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하락을 이끈 것은 현재의 경기상황이 부진하기 때문이 아니라, 유가급락에 따른 불안감이 작용한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여전히 글로벌 경기상황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고, 최근에는 중국 역시 완만한 개선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불안감으로 인해 주식시장이 급락했을 경우, 반대로 불안감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은 재차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줘 왔다. 이에 따라 유가급락에 따른 불안감은 역발상을 통해 원유수입국(소비자)인 국내 및 선진국 증시의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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